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심란하다. 몸이 피곤하니 혀에 구내염이 바로 생겨버렸다. 요즘 들어 좀 바빠진 것 같아 영양제도 조금씩 챙겨 먹었건만… 혀는 그 바쁨을 금방 알아차려 버렸다.
혀는 이처럼 민감하다. 이 민감한 혀가 하고 있는 일은 정말 많다.
최근 모니터만 계속 보다 보니 말 수가 줄어 예전보다 혀에 살찌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 혀는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도 혀는 쉴 새 없이 움직인다. 쉴 새 없이 움직이다 보니 하얗게 변해버려 핑크 핑크 했던 시절은 언제였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.
혀를 자세히 보면 길고 짧은 돌기 같은 혀 유두가 빼곡하다. 유두라고 하니 어찌 어감이 이상한데 실제로 유두라고 부르는 게 맞다. 가슴에 있는 젖꼭지와 구별 짓기 위해 혀 유두라 부르는 것뿐이다.
혀는 사실 세균의 서식지이자 온상이다. 유두가 빼곡한 혀는 음식물 찌꺼기나 세균이 머무르는 좋은 환경이 된다. 혀에 살고 있는 세균은 도대체 몇 마리 정도 될까?
잇몸질환이나 충치 등 다양한 구강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이 500여 종, 마리 수로 따지면 10만~100만 마리 정도가 우리 혀에 살고 있다.
세균들이 입속에서만 조용히 서식하고만 있으면 그나마 좋으련만 끔찍한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. 이 혀에 살고 있는 세균들이 충치나 치주 질환을 일으킨다.
특히 치주 질환의 경우 전신 건강과 연관성이 높아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을 악화시키고, 심지어 뇌졸중이나 조산 확률을 높이고, 성 기능 장애가 생길 가능성도 높인다.
성 기능을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보신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혀도 잘 닦아 줘야 한다는 말이 되겠다.
지독한 입 냄새도 혀만 잘 관리하면 거의 없앨 수 있다.
놀랍게도 입 냄새의 대부분이 혀의 맨 뒷부분에서 발생된다.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할 때 휘발성 황 화합물이라는 걸 발생시키는 데 이게 냄새가 참 독하다.
이 휘발성 황 화합물은 칫솔질만 잘한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. 한 30% 정도만 감소한다. 그런데 혀를 잘 닦아주기만 해도 75%까지도 감소시킬 수 있다.
혀를 잘 닦으면 입 냄새만 없어지는 게 아니다. 그 많던 세균 수도 감소되고, 음식 맛도 살아난다. 매일 먹던 어머니의 손맛이 요즘 들어 달라진 것은 분명 내 혀 탓도 있겠다.
혀를 닦을 때는 칫솔질 시 칫솔로 혀 맨 뒤부터 끝까지 전체적으로 쓸어내리면 된다. 어떤 칫솔은 손잡이 끝이나 칫솔모 뒷면에 혀 세정기가 붙어있는 경우도 있다.
그런데 칫솔을 이용해 혀를 닦을 때 제일 싫은 게 헛구역질(구토반사)이다. 목 안 깊숙이 칫솔을 넣으면 십중팔구는 헛구역질이다.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거다. 또 칫솔을 쓰면 혀 뒤까지 도달하기도 힘들다.
그래서 혀 전용 세정기(혀 클리너)라는 것도 나왔다.
인터넷 쇼핑몰, 드러그 스토어, 대형마트에 가면 구입할 수 있는 혀 세정기를 사용해 혀 전체를 닦으면 된다.
혀 세정기의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다. 대략 5000원 정도면 혀 세정기를 구입할 수 있다. 구강용품 전문샵에서도 효과가 좋아 인기가 많았던 ‘테페’ 혀 세정기도 5000원이면 산다.
혀 세정기를 이용해 혀를 닦아줄 때는 세게 문질러 한 번으로 끝내는 것보다 살살 여러 번 문질러 닦아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. 아프면 너무 세게 혀를 닦아내고 있다는 뜻이다. 부드럽게 여러 번 문질러 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.
섬세하고 민감한 혀에 혀 세정기가 닦는 느낌은 묘하다. 살살 문질러주면 텁텁함이 사라지고 시원한 느낌이 감돈다.
많은 연구 문헌들을 보면 혀 세정기를 사용하자 입 냄새 감소와 함께 입속의 세균수가 효과적으로 감소했다고 한다.
삶에 찌들어 하얗게 변해버린 내 혀. 오늘부터라도 예전의 핑크핑크함을 찾아보려 한다. 그리고 그 시작은 제대로 닦아주는 것부터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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